여의도 증권사 직장생활 4년차가 조금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야근도 많고 윗분들 따라서 접대도 많아 지인들과의 가벼운 술자리 하기도 어려운 시절이었지요 군대로 얘기하면 일이 가장 많다는 일병정도?
같은 대학 같은 학회 후배지만 연락 한지 오래된 여 후배가 오랜만에 SNS로 말을 걸어옵니다
"선배님 혹시 소개팅 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당시 제 나이는 32 한참 소개팅 미팅 할 나이였지요
회사일도 바쁘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 많이 거절 하던 터였는데 마침 조금 여유가 생겼던 상황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장소는 여의도 파스타 전문점(사실 그 때만 해도 전 이탈리안은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아재 식성이라..)
몇년 만에 얼굴보는 후배와 소개팅녀가 앉아있습니다.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었지요 저와는 다르게 이목구비도 또렷한
전 영업하는 사람이라 어색한 분위기를 얼른 녹이고 편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데에 나름 익숙하다고 생각합니다. 업을 이어 나가는데 필수적이기도 하죠
이런 자리의 처음은 거의 불편하기 마련인데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농담도 잘 받아주더라구요 특히 생글생글 웃어주는 미소는 어색함을 금방 녹여주었습니다.
술자리에 오라는 직장선배의 전화를 거절하고 주선자를 자연스럽게 얼른 보냈습니다.
2차는 여의도 이자카야..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직장과 가족이야기까지 말이죠. 사회에서 오랜 관계를 유지하며 알고 지낸 사람들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저도 모르게 술술하고 있습니다. 전 온리 소주타입이지만 화학주를 좋아하지 않는 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백세주로..전 백세주는 아버지와 한잔 할 때 빼고는 그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느낌좋은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에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택시를 탑니다. 집이 꽤 멀었던 것 같은데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니 금방 도착 하더군요
혼자 집으로 들어가는 택시에서는 금방 잠들어버렸습니다.
간만에 기분이 좋습니다. 내일 그녀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요?
'남편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 이야기] 7년 전. 썸에서 연애로(남편) (1) | 2018.02.23 |
---|